섬온화 차기작 만약 나온다면 공캐릭 진짜 궁금해
토주는 그 섬온화 특유의 서정적 문체도 문체인데
한주원 캐릭터가 작품 전체를 끌고 갔다고 봤거든
bdsm이라는 예민한 주제를 조금 겉핥기 식으로 차용한 부분이나
한팀장이 두려우면서도 끌리는 서단이의 감정을 극적으로 표현하고
개연성을 부여하기 위해
서단이의 과거사나 가족사에 약간의 무리수를 둔 점 등등
아쉬운 부분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야기 전체 구성 부분에서 작가가
불필요한 스회원님나 쳐지는 구간 없이 최대한 자기 통제 하에
계획적으로 신경 써서 플롯을 짰다는 감상이 들어서 좋았고
무엇보다 한주원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그냥 좀 특이했음
몇몇 소설 보다가 가끔 느끼는 건데
얘 잘생겼어요, 멋있어요! 하고 작가가 따로 힘 줘서 묘사 안 해도
굳이 지나가는 등장인물이나 조연들의 입을 빌려서
남신이다, 인기 짱이다, 존잘러다! 안 외쳐도
그냥 대사나 행동 묘사 만으로 까리함이 느껴지고
저절로 존잘 비주얼이 연성되는 캐릭터들이 있는데
나한테는 한주원이 그랬음
불완전한 부분까지 가감없이 드러내는 그 거침없고 당당한 태도가
묘하게 섹시해ㅋㅋㅋ
싸가지 없는데 쥐뿔도 없이 싸가지 없는 게 아니라
그만큼 능력이 있고
그 능력도 먼치킨처럼 주어진 게 아니라
본인이 눈 충혈될 만큼 잠도 못 자고 밤 새 가면서 일 한 결과로 얻어낸 거고
마냥 자상한 게 아니라 이상한 포인트에서 자상한데
처음 키워보는 애완 햄스터에게 먹이 주는 사람처럼
쓸데없이 정성돋고 신중하면서 절제된 신남이 느껴짐..
남을 살뜰히 돌보는 게 몸에 익은 사람은 절대 아닌데 그렇다고해서
그런 행동이나 태도가 어색하지 않음
뭘 해도 잘 할 거 같음
분명히 애완 햄찌 처음 키워보는데 키우자마자 존나 엄마처럼 잘 돌볼 줄 아는 초보 햄찌집사 같음
호불호 갈릴 만큼 갑공 강공인데
한편으론 멘탈 잘 갈리고
회피성향도 있고
오히려 어떤 부분은 이서단보다 훨씬 유약함
그래서 이상하게 더 끌렸던 것 같음
반면 분명히 무너지는 순간인데도 끝까지
남의 우위를 점하는 그 특유의 아우라가 사라지질 않는 것 같이 느껴졌음
자기 죄를 덤덤히 시인하고 잘못했다고 무릎 꿇고 빌겠다는 순간에도
회사 윗사람들한테 밟히고 애써 준비한 플젝 다 말아먹고는 술이 잔뜩 취해 침울한 순간에도
그냥 내츄럴 본 포식자 범고래같음
만약 고대 로마 시대에 귀족의 사생아로 태어나
노예 시장에 팔려가서 밟히고 밟혀 쓰러져도 끝까지 눈빛은 불손할 거 같음
섬온화가 만들 포스트 한주원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함
아니면 아예 한주원이랑 정반대의 인물이려나
뭐든 좋을 거 같음ㅋㅋ
나래아 외전
나의 sm파트너 외전
그리고 록킹피버... 작가님.. 기다리고 있어요...ㅠㅠ